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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화) 15시 30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충남 천안시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정부가 주관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첫 정부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국립 망향의 동산은 위안부 피해자 49명이 안장된 곳입니다.
<국립 망향의 동산>
위안부 피해자 49명이 안장(치)된 곳 : 25명(묘역), 24명(봉안당)
<기림의 뜻>
순우리말 ‘기리다’의 명사형 ‘기림’
기리다: 훌륭한 일이나 사람을 기억하여 받드는 것. 또는 그런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기리다'라고 해요. 자신이 존경하는 위인을 '기리며' 그 분에게서 본받을 점을 생각한다.
그 동안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 김학순 할머니께서 1991년 ‘위안부’ 피해사실을 전 세계에 일본군 만행을 최초 공개 증언한 날로, 2012년 12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회의에서 이날을 ‘세계 위안부의 날’로 정하고 민간에서 다양한 기념 활동을 해왔습니다.
민간 단체에서 기림의 날 기념 활동을 해오다 문재인 대통령은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 회복, 국민들의 올바른 역사관 정립을 위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하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올해 피해자, 시민단체, 관련기관 및 일반 시민 및 청소년 400여 명이 참석하는 첫 정부기념식을 마련했습니다.
올해 첫 기념식은 추모비 제막식, 기념식 순으로 진행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비(제목 : 안식의 집)는 국립 망향의 동산 내 모란묘역에 설치돼 이날 일반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기림의 날 제막식 퍼포먼스공연
각각의 추모비에 의미를 부여한 제막식
- 고통의 벽 : 정서연 (국립국악중 3년 기림의 날 추모비 제막식 공연)
김순덕 <끌려감>
떠나는 순간의 두려움과 피해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했던 오랜 고통과 좌절의 시간을 표현했다.
- 절망의 벽 : 정서한 (성균관대)
정서한 <꽃잎에 가려진 얼굴 없는 슬픔>
피해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했던 오랜 고통과 좌절의 시간을 표현했다.
- 연대의 벽 : 곽민서 (충남당진 원당중)
<피해자 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피해자로 침묵하던 할머니들이 인권운동가로서 연대하며 활동했던 시기를 상징한다.
- 승화의 벽 : 심정훈 (이천고 2)
심달연 <꿈을 향해> / <나비>
고통의 시간을 딛고 오히려 큰 사랑을 베풀고 떠나는 할머니들의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표현했다.
▶추모비 안식의 집
추모비 ‘안식의 집’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전 생애를 4단계로 표현한 표지석 4개와 의자석들로 이뤄졌으며, 국립국악중학교 정서연 학생의 추모 퍼포먼스 공연를 시작으로 표지석 각각의 의미를 되새기며 순차적으로 제막했다.
△떠나는 순간의 두려움 △고통과 좌절, 힘들고 고된 삶 △용기를 내어 세상 밖으로 나와 평화와 인권을 위해 활약한 시간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가는 마지막 모습
<안식의 집 표지석>
이 조형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고단했던 삶을 위로하는 우리의 마음을 담고 있다. 자신에게 닥친 불행에 저항조차 할 수 없었던 이들은 삶의 막바지에 이르러 자신들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평생 숨기고 싶었던 기억을 온 세상에 알리면서 할머니들이 흘린 눈물은 이 같은 불행이 되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또 한 번의 희생이자 사랑이었다. 평화와 인권을 추구하고 고통과 슬픔을 사랑으로 승화시킨 할머니들의 안식을 기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구상하였다.
1)영혼의 눈, 눈물의 바다
우리를 바라보는 할머니들의 시선,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기억하는 우리들의 시선, 그리고 할머니들이 흘렸던 눈물을 상징한다.
2)시간의 벽
고통·절망의 벽은 피해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했던 오랜 고통과 좌절의 시간을 표현한 것이다.
3)연대의 벽
피해자로 침묵하던 할머니들이 인권운동가로서 연대하며 활동했던 시기를 상징한다.
4)승화의 벽
고통의 시간을 딛고 오히려 큰 사랑을 베풀고 떠나는 할머니들의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안식의집 의자석 문구(피해자 증언: 5개 의자석의 가장자리에 문구 1건씩 새김)
1) 동원
“심부름 갔다 오다가 끌려간 거야. 뉘기도 몰라요.”- 이옥선
- 전쟁과여성인권센터 연구팀
- 역사를 만드는 이야기 여성과 인권, 2004, 163쪽
2) 위안소생활
“집에서는 아직도 철없던 어린아이였는데, 이런 일이 나에게 닥치다니 기가 막혔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와서 이제는 가지도 못하고 오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박연이(가명)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신대연구회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군위안부들-증언집 2 도서출판 한울, 1997, 120-124쪽
3) 귀환
“해방됐는지 어떤지도 몰라. 그러는데 남자가 너희 맘대로 가라고 그러더라고. 돈은 아무것도 안 주고 맨손으로 나왔어.”- 김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신대연구회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군위안부들-증언집 3 도서출판 한울, 1999, 83쪽
4) 귀환 후 삶
“하나도 부끄러운 것이 없어. 왜냐하면 내가 부끄러운 짓을 했어야 부끄럽지. 내 사정을 고향에서 다 알고 있잖아, 어떻게 끌려갔는지. 나는 떳떳해.”- 정서운
- 전쟁과여성인권센터 연구팀
역사를 만드는 이야기 여성과 인권, 2004, 83쪽
5) 할머니의 바람
“전쟁이 일어났다고 하면 또 다시 우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겠죠. 그러니 어떻게 하든지 전쟁 없는 나라, 평화의 나라가 되어서 서로가 오고 가고 행복하고 화목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김복동
- EBS 다큐멘터리 ‘역사의 그림자 일본군 위안부 3부 –지지 않는 꽃’ 인터뷰, 2015
제막식 후 이어지는 기념식은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영상을 시작으로, 돌아가신 위안부 피해자들의 넋을 기리고 기림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한다.
▶기림의 날, 배우 손숙의 헌시 낭송
배우 손숙의 헌시 낭독(이청리 시인의 아름다운 박수소리), ‘가시리’ 노래를 특별 편곡한 기림공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말씀, 기념사 순으로 진행되며, 마지막으로 ‘고향의 봄’을 천안평화나비 시민연대 청소년들이 합창하며 마무리했다.
<이청리 시인 - 아름다운 박수소리>
박수를 받아 본 적이 없는 생이라서
늘 저 별쪽으로 기우러져 있었다.
생을 휘감겨 온 어둠이 쉬이 사라지던가
이 어둠 속에서 별쪽으로 기우러져 있어
하나의 업이된지 오래다.
세상에서 박수 갈채를 받고 사는 이들은
신이 그들을 축복으로 바쳐준걸까
박수를 칠 줄 알지만 받아본 적이 없어
박수라는 것이 얼마나 낯선것인가
생 자체가 박수와 정반대적인 길을 걸었다
누구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뜻이 아니다
여기까지 살아 온 것 만으로도 기적이다
바람부는 날 바람속에 나설때
옷자락이 내는 소리가
우리에게 보낸 박수 소리로
여겨질 때가 있다
이렇게 생의 어둠속에서
별빛이 내는 소리가
우리가 받아보는 가장 아름다운
박수 소리다
이날 기념식 외에도 온 국민이 ‘기림의 날’을 함께 기념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유관부처, 기업, 시민단체 차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행사가 마련됐다.
기림의 날에 대한 청소년들의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역사학자 최태성 씨의 재능기부로 ‘아이 캔 스피크 스페셜영상’이 제작되었으며 일본군위안부 e-역사관 또는 유튜브(최태성 선생님의 역사클립 그날)에서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지난 8월 8일(수) 코엑스몰 별마당에서 열린 토크콘서트「한국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어떻게 기억하는가?」전체 녹화영상도 e-역사관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피해자 할머니의 그림 작품과 학생작품 공모전 수상작들을 담은 기념엽서가 제작되고, 전국 주요 대형서점 온오프라인에 일본군‘위안부’ 도서 특별코너가 개설돼 ‘기림의 날’의 의미를 확산한다. 국내 대표적 포털사이트 네이버 PC, 모바일는 8. 14.(화) 하루 동안 ‘기림의 날’ 상징물인 노란 나비 모양을 대문화면에 표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연설 전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가족,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습니다. 오늘이 그 첫 번째 기념식입니다.
27년 전 오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 김학순 할머니가 생존자 중 처음으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습니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할머니들의 당당하고 용기 있는 행동이 이어졌습니다. 그 용기가 이 뜻깊은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먼저, 이곳 국립망향의 동산에 잠들어 계신 할머니들의 영전에 깊이 고개 숙입니다. 할머니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 광복 후에도 멈추지 않은 모질고 긴 세월을 딛고 서셨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역사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할머니들의 안식과 명복을 빕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할머니들께서 잃어버린 세월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세월입니다. 대한민국은 할머니들께 많은 것을 빚졌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광복 후에도 오랜 세월 은폐되고 부정되었습니다.
할머니들은 가족들에게도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한 채 고통을 안으로 삼키며 살아야했습니다. 국가조차 그들을 외면하고, 따뜻하게 품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복원해 낸 것은 국가가 아니라 할머니들 자신이었습니다.
침묵의 벽을 뚫고 나온 할머니들은 거리에서, 강연장에서, 법정에서, 한국에서, 일본에서, 또 세계 각국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호소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연대의 폭이 크게 확장되었고, 아시아 다른 나라의 피해자들에게도 용기를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쟁 중의 여성인권과 성폭력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논의를 크게 진전시켰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양국 간의 역사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시 여성 성폭력의 문제, 인류 보편적 여성 인권의 문제입니다. 유엔의 모든 인권기구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거의 매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결의가 채택되고 권고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자신들의 명예회복 요구에 머무르지 않고 나비기금을 통해 전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파봤기에 그 사람들이 얼마나 아픈지 압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울림이 너무도 큽니다. 할머니들은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승화시켜 이 순간에도 인권과 평화를 실천하고 계십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내일 광복 73주년을 맞습니다. 하지만 이미 고령이 되신 피해자 할머니들께는 여전히 광복은 오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과 지속적인 소통에 성의를 다할 것입니다.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인권규범에 따라, 할머니들을 문제해결의 주체로 존중하겠습니다.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한 기념사업도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습니다. 피해자들의 증언과 시민사회, 학계의 노력으로 진실의 뼈대는 드러났지만, 아직 길이 멉니다. 기록의 발굴부터 보존과 확산, 연구지원, 교육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아픈 상처를 넘어 세계 여성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실천해야 합니다. 진실을 외면한 역사를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는 것이 우리의 할 일입니다. 저는 이 문제가 한일 간의 외교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랍니다. 양국 간의 외교적 해법으로 해결될 문제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자신과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가 전체 여성들의 성폭력과 인권문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성과 교훈으로 삼을 때 비로소 해결될 문제입니다. 우리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오늘 첫 국가기념식을 갖는 취지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념식을 통해 국민들께서 피해자의 고통과 목소리를 깊이 공감하게 되셨기를 바랍니다. 생존 할머니들께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와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8월 14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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