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는 5월10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서쪽에 위치한 부르키나 파소에서 한밤중 치열한 교전 끝에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인질 4명을 무사히 구출했지만, 특수부대원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의 합동 브리핑에 따르면 진압 작전에 나섰던 프랑스 특수부대원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미국인과 한국인 인질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으며 현장에 도착해서 이들을 발견했고 구출된 인질은 프랑스인 2명, 40대 한국인 여성 1명, 미국인 여성 1명 등 총 4명의 인질을 구출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서부의 부르키나 파소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베냉의 펜드자리 국립공원은 열대 우림에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10일전 이곳으로 휴가를 온 음악교사 프랑스인 남성 2명은 사파리 체험을 하다 무장괴한에 납치됐고 납치범들은 말리를 근거지로 둔 이슬람 무장단체 카티바 마시나 소속으로 알려졌다.




▶프랑스군 해병 특수부대원 "인질 보호하기 위해 발포 않고 달려들다 근접사격에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 특수부대는 드론을 통해 구출 기회를 노리다 무장 조직이 인질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직전에 프랑스군 특수부대원 20여명은 5월9일 밤과 10일 새벽 사이 부르키나파소의 무장조직 근거지에 급습해 치열한 교전 끝에 총 4명의 인질을 구출했다. 인질들은 모두 무사했지만 프랑스군 해병 특수부대원 2명은 교전 중 인질 보호하기 위해 발포 않고 달려들다 근접사격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전사한 프랑스 해군 특수부대원, 베르통셀로 상사와 세드리크 드 피에르퐁 상사
베르통셀로 상사와 세드리크 드 피에르퐁 상사(33)는 프랑스군 최고의 엘리트 부대로 꼽히는 5개의 프랑스 해병 최정예 특수부대 중 하나인 위베르 특공대(Commando Hubert) 소속이며 주 임무는 대테러, 인질구출, 수중폭파 작전을 수행한다.

베르통셀로 상사는 2011년 프랑스 해군에 입대해 대테러와 인질구출 전문 특수부대인 조베르 특공대에서 5년을 복무하며 지중해 쪽 비밀작전에 여러 차례 참여했고, 위베르 특공대에는 2017년 7월 합류했다. 2013년부터 프랑스군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사헬 지대에서 수행하는 테러 격퇴전 바르칸 작전에는 드 피에르퐁 상사와 함께 지난 3월30일 배속됐다.

전사한 드 피에르퐁 상사는 위베르 특공대에서도 분대장을 맡았던 리더였다. 2004년 18세로 입대한 그는 여러 특수부대를 거쳐 위베르 특공대에 2012년 합류했고 올해 4월1일 분대장을 맡아 현장 작전을 지휘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에 위치한 사헬 지역엔 프랑스군 약 4500명이 주둔하고 있다. 이 지역에선 지하디스트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2013년 프랑스가 북쪽 말리를 점령한 지하디스트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개입한 이래 지금까지 프랑스 군인 24명이 이 지역에서 사망했다.




▶프랑스 정부 인질 4명 구출 관련 브리핑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합동 브리핑에서 "한국인 여성과 미국인 여성은 28일간 무장조직에 억류돼 있었다. 프랑스 특수부대원들이 구출할 때까지 한국인과 미국인 인질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부르키나파소와 베냉 지역의 한국 공관에 접수된 실종 신고는 없었으며, 가족들 역시 실종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안다. 구출된 한국인은 가족들에 장기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하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프랑스 정부의 보호 아래 군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거친 뒤 가족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프랑수아 르쿠앵트르 합참의장은 무장단체에 납치된 인질 4명을 구출하다 전사한 프랑스 해군 특수부대원 2명의 죽음을 거론하면서 애도의 뜻을 전했고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특수부대원을 기리기 위해 5월14일 오전 11시(현지시간) 파리 중심가의 앵발리드에서 직접 대대적인 추모식을 주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