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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주4·3 70주년 추념식은 오랫동안 침묵을 강요받아온 제주도민들과 유족들은 물론 4·3의 역사적 진실을 찾기 위한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듯한 순간이었을 것이다.문재인 대통령 추념사의 문장 문장들이 제주도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고통을 위로하며 유족들의 탄식과 해원의 눈물을 함께 나누워 가슴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뭉클함을 추념식에서 보여주었다.
제주도의 4월, 유채꽃과 동백이 만발한 땅에서 이유도 모른 채 수많은 생명이 희생된 역사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섬이다.
3일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은 사상과 이념 그리고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당한 생명을 기억하고 상생과 화해의 역사로 나아가는 걸음이었다.
가수 이효리가 3일 제 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3편의 시를 낭송,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종형 시인의 "바람의 집"은 제주4.3 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시이고 3편의 시 내용은 4.3. 사건 희생자를 직접적으로 그리는 시들이다.
실제 '바람의 집' 내용에는 '4월의 섬 바람은 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 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 등이 담겨 있다.
다음은 이효리가 낭독한 이종형의 시 '바람의 집' 전문이다.
당신은 물었다.
봄이 주춤 뒷걸음치는 이 바람, 어디서 오는 거냐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섬, 4월 바람은
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
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
밟고 선 땅 아래가 죽은 자의 무덤인줄
봄맞이하러 온 당신은 몰랐겠으나
돌담 아래
제 몸의 피 다 쏟은 채
모가지 뚝뚝 부러진
동백꽃의 주검을 당신은 보지 못했겠으나
섬은 오래전부터
통풍을 앓아온 환자처럼, 다만
살갗을 쓰다듬는 손길에도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러댔던 것
섬, 4월 바람은 당신의 뼈 속으로 스며드는 게 아니라
당신의 뼈 속에서 시작되는 것
그러므로
당신이 서 있는 자리로부터 시작되는
당신이 바람의 집이었던 것
다음은 이산아 시인의 "생은 아물지 않는다."
이산아 - 생(生)은 아물지 않는다
평지의 꽃
느긋하게 피고
벼랑의 꽃 쫓기듯
늘 먼저 핀다
어느 생이든
내 마음은
늘 먼저 베인다
베인 자리
아물면, 내가 다시 벤다.
김수열-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일흔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천둥 번개에 놀라 이리 휘어지고
눈보라 비바람에 쓸려 저리 휘어진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나이테마다 그날의 상처를 촘촘히 새긴
나무 한 그루 여기 심고 싶다.
머리부터 어깨까지 불벼락을 뒤집어쓰고도 모질게 살아 여린 생명 키워내는 선흘리 불칸낭
한때 소와 말과 사람이 살았던,
지금은 대숲 사이로 스산한 바람만 지나는 동광리 무등이왓 초입에 서서 등에 지고 가슴에 안고 어깨에 올려
푸르른 것들을 어르고 달래는 팽나무 같은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일흔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허리에 박혀 살점이 되어버린 총탄마저 보듬어 안고 대창에 찔려 옹이가 되어버린 상처마저 혀로 핥고
바람이 가라앉으면 바람을 부추기고
바람이 거칠면 바람의 어깨를 다독여주는
봄이면 어김없이 새순 틔워 뭇새들부르고
여름이면 늙수그레한 어른들에게 서늘한 그늘이 되는 그런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푸르고 푸른
일흔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내일의 바람을 열려 맞는 항쟁의 마을 어귀에 아득한 별의 마음을 노래하는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제주도의 4월, 유채꽃과 동백이 만발한 땅에서 이유도 모른 채 수많은 생명이 희생된 역사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섬이다.
3일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은 사상과 이념 그리고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당한 생명을 기억하고 상생과 화해의 역사로 나아가는 걸음이었다.
가수 이효리가 3일 제 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3편의 시를 낭송,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작곡가 김형석의 연주로 가수 이효리는 이종형 시인의 ‘바람의 집’, 이산하 시인의 ‘생은 아물지 않는다’, 김수열 시인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등 세 편의 시를 낭독했다. 가수 이은미는 ‘찔레꽃’을 부르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종형 시인의 "바람의 집"은 제주4.3 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시이고 3편의 시 내용은 4.3. 사건 희생자를 직접적으로 그리는 시들이다.
실제 '바람의 집' 내용에는 '4월의 섬 바람은 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 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 등이 담겨 있다.
다음은 이효리가 낭독한 이종형의 시 '바람의 집' 전문이다.
이종형 - 바람의 집
당신은 물었다.
봄이 주춤 뒷걸음치는 이 바람, 어디서 오는 거냐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섬, 4월 바람은
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
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
밟고 선 땅 아래가 죽은 자의 무덤인줄
봄맞이하러 온 당신은 몰랐겠으나
돌담 아래
제 몸의 피 다 쏟은 채
모가지 뚝뚝 부러진
동백꽃의 주검을 당신은 보지 못했겠으나
섬은 오래전부터
통풍을 앓아온 환자처럼, 다만
살갗을 쓰다듬는 손길에도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러댔던 것
섬, 4월 바람은 당신의 뼈 속으로 스며드는 게 아니라
당신의 뼈 속에서 시작되는 것
그러므로
당신이 서 있는 자리로부터 시작되는
당신이 바람의 집이었던 것
다음은 이산아 시인의 "생은 아물지 않는다."
이산아 - 생(生)은 아물지 않는다
평지의 꽃
느긋하게 피고
벼랑의 꽃 쫓기듯
늘 먼저 핀다
어느 생이든
내 마음은
늘 먼저 베인다
베인 자리
아물면, 내가 다시 벤다.
김수열-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일흔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천둥 번개에 놀라 이리 휘어지고
눈보라 비바람에 쓸려 저리 휘어진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나이테마다 그날의 상처를 촘촘히 새긴
나무 한 그루 여기 심고 싶다.
머리부터 어깨까지 불벼락을 뒤집어쓰고도 모질게 살아 여린 생명 키워내는 선흘리 불칸낭
한때 소와 말과 사람이 살았던,
지금은 대숲 사이로 스산한 바람만 지나는 동광리 무등이왓 초입에 서서 등에 지고 가슴에 안고 어깨에 올려
푸르른 것들을 어르고 달래는 팽나무 같은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일흔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허리에 박혀 살점이 되어버린 총탄마저 보듬어 안고 대창에 찔려 옹이가 되어버린 상처마저 혀로 핥고
바람이 가라앉으면 바람을 부추기고
바람이 거칠면 바람의 어깨를 다독여주는
봄이면 어김없이 새순 틔워 뭇새들부르고
여름이면 늙수그레한 어른들에게 서늘한 그늘이 되는 그런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푸르고 푸른
일흔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내일의 바람을 열려 맞는 항쟁의 마을 어귀에 아득한 별의 마음을 노래하는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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