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시내 북서부 샤를 드골 광장 중앙에 있는 개선문에서 오후 2시41분(현지시간)부터 문재인 대통령을 위한 프랑스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이 열렸다. 공식 환영식이 열린 개선문은 에펠탑과 함께 파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소로 샤를 드골 광장 둘레로 뻗은 12개의 도로가 마치 별과 같은 모양이라고 해서 이전에는 프랑스어로 별이라는 뜻을 가진 에투알(Etoilé) 광장(별의 광장)이라고 불렸다.

개선문은 프랑스군의 승리와 영광을 기념하기 위해 황제 나폴레옹 1세의 명령으로 로마 티투스 황제의 개선문을 그대로 본떠 1806년에 건립되기 시작해 1836년에 완성되었는데, 정작 나폴레옹 1세는 1821년에 숨을거둬 완성된 개선문을 보지 못했다.

▶개선문 아래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 참배

먼저 개선문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은 프랑스 측 의전장과 외교장관, 부군정관 등의 영접을 받았다. 양국 국가의 연주와 의장대 사열 등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개선문 아래에 놓인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 참배했다. 무명용사의 묘는 1차 세계대전 때 전사한 무명용사의 시신이 개선문 아래에 매장되어 있는데 로마 시대에 영웅만이 개선문 아래로 행진하도록 허락되었다고 한다.

무명용사 묘의 '꺼지지 않는 불'은 전쟁에서 희생된 무명 용사를 기리기 위한 ‘용사의 불’로 365일 24시간 작은 횃불이 켜져 있다. 주변은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동판 이동

문재인 대통령은 무명용사의 묘 안쪽 자리에 위치한 6.25 참전용사 기념동판으로 이동해 개선문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프랑스 참전 용사와 후손들에게 그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프랑스 군인 3421명이 한국전쟁에 참전해 262명 전사하고 7명 실종했으며 1008명 부상했다.


▶프랑스 전통 기마대 기병대의 카퍼레이드 호위 받으며 정상회담을 위해 대통령궁(엘리제궁) 이동

문 대통령은 개선문 공식 환영식을 마치고 프랑스 의전장과 외교장관의 환송 속에 개선문을 떠나 태극기와 프랑스 국기가 내걸린 샹젤리제 거리에서 1km가량 카퍼레이드를 진행했다. 특히 카퍼레이드에는 말 146마리의 프랑스 국가헌병대 내 공화국 수비대 기병연대 기병대 기마대와 28대의 경찰차가 호위하며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으로 이동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정상회담

기마대와 경찰차 등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한 문재인 대통령은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양 정상은 서로 가볍게 포옹하며 환하게 인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했다.

이후 양 정상은 엘리제궁 앞뜰을 걷다가 오후 3시20분부터 궁앞의 야외 탁자에서 친교 환담과 단독회담을 가졌다. 곧이어 양 정상은 오후 3시58분쯤 한국 프랑스 한불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유럽연합(EU) 핵심 국가인 프랑스와의 양국 협력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 양국 협력 활성화,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또한 한국 프랑스 정상은 미래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빅데이터,인공지능,자율주행기술 등 4차 산업혁명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협력 활성화를 논의했다. 또한 교역과 투자, 교육과 문화 등 기존 협력 분야를 넘어 기후변화와 환경, 테러, 인권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주요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프랑스는 파리 지역에만 약 1만 개의 스타트업이 활동하는 등 총 약 50만개로 추정되는 유럽 최다 스타트업 국가로, 프랑스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성장과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정부 주도의 디지털 비즈니스 육성정책인 프렌치 테크(French Tech)를 시행중이다.

두 정상은 유럽 내 스타트업 강국인 프랑스와 혁신성장에 역점을 두고 있는 한국이 청년창업 확대, 중소기업 발굴 육성 등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문 대통령께서 추진중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성공할 수 있도록 프랑스는 끝까지 지원하고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국 프랑스 공동기자회견 전문

먼저 오늘 프랑스 남부 지역에서
폭우로 인한 홍수 때문에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프랑스 국민들과 또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나와 우리 대표단을 따뜻하게 환대해 주신 마크롱 대통령님과 또 프랑스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프랑스는 한국의 오랜 친구입니다. 유럽 순방의 첫 일정으로 프랑스에 국빈 방문하게 되어 아주 기쁘게 생각합니다. 마크롱 대통령님과는 작년 G20에 이어서 두 번째로 만났습니다. 여러 차례 전화로도 소통해 왔기 때문에 아주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우리에게는 닮은 점이 많습니다.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지지로 대통령이 되었고 같은 시기에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우리 두 사람을 대통령 취임동기라고 합니다.

평화에 대한 신념과 의지도 강합니다. 올해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인 뜻깊은 해입니다. 프랑스는 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고, 자유와 평화를 위해 쉼 없이 전진해 왔습니다. 다음 달 종전기념일에 개최되는 ‘파리평화포럼’은 또 하나의 기념비가 될 것입니다. 마크롱 대통령님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 두 정상은 유럽과 한반도를 평화롭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한반도에 남아있는 냉전의 잔재를 완전히 걷어내야 한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습니다. 우리는 ‘판문점 선언’과 ‘센토사 합의’의 역사적 의미에 공감하고, 남북미의 진정성 있는 이행 조치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의 과정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EU 핵심국가인 프랑스의 선구적인 역할과 기여를 기대하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님의 변함없는 지지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한반도가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까지 끝까지 한국의 동반자가 되겠다고 하신 마크롱 대통령의 말씀에 또 감사를 드립니다.

양국은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안들도 논의했습니다.

1)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활성화하기로 했습니다.

양국 정상 차원의 긴밀한 소통을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초청을 수락해 주시고, 내년도 방한을 약속해 주신 마크롱 대통령님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외교·국방 분야의 고위인사 교류와 정책협의도 강화될 것입니다.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입니다.

2)범세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님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세계적인 지도력을 발휘하고 계십니다. 대한민국 역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등을 통해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참여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질서 확립도 중요합니다. 보호주의의 확산을 막고 WTO 개혁 등 규범에 기반한 무역환경 조성을 위해 양국은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3)양국의 실질 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양국의 교역과 투자를 더욱 넓혀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이와 관련하여, 최근 한국산 수입 철강재의 EU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우리 측의 우려를 전달했습니다. 양국의 관련 산업이 호혜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크롱 대통령님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 드립니다. 또한, 신산업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양국은 뛰어난 첨단과학기술과 상용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국 협력의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클 것입니다.

양국은 먼저, 공동 출자한 ‘한-프랑스 국제공동 연구개발’ 사업과 이번에 채택한 ‘과학기술 협력 액션플랜’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율주행, 우주개발 분야까지 양국의 협력을 확대하고,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항공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여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프랑스 항공산업 발전에 참여하고, 항공 운항 횟수를 늘리는 계기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4)미래 세대 교류와 교육 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한국의 5개 과학기술 특성화대학(K-STAR)과 프랑스의 6개 공과대학(INSA Group) 간 학생 교환 프로그램이 합의되었습니다. 미래를 열어갈 학생들의 마음과 마음을 잇고 능력을 발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양국은 모두 자랑스러운 모국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프랑스어로 된 제품들은 아주 인기가 많습니다. 최근 프랑스 내에서 한국어 보급이 활발해지고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언어 교류를 통해 서로의 문화와 역사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내년에 이루어질 마크롱 대통령님의 방한을 통해 두 정상의 우의는 물론, 양국 간의 우호 협력 관계가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