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16일 오전(현지시간) 파리시청 환영 리셉션에 참석했다. 환영 리셉션은 파리시청의 축제의 방(Salle des Fêtes)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프랑스 정재계 및 파리시의 주요인사, 파리 시민, 재외동포 등 약 300명이 함께 환영했다.


<리셉션(Reception) 뜻은 어떤 사람을 환영하거나 어떤 일을 축하하기 위하여 베푸는 공식적인 연회. 초대 연회, 축하 연회>


파리시청(Hôtel de Ville)은 파리 시장의 집무 공간인 동시에 시민의 궁궐을 의미한다. 1789년 프랑스 혁명, 1830년 7월 혁명, 1848년 2월 혁명, 1871년 파리코뮌의 풍파를 겪은 역사적 장소이며 그 상징성으로 역대 프랑스 대통령 취임 후 정례적 방문지가 되었고 국빈방문 등 외국 국가원수의 의전방문 장소이기도 하다. 파리시청의 축제의 방(Salle des Fêtes)은 베르사이유 궁전 연회실보다 더 크고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문재인 대통령,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 시장과 환담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최초의 여성 파리시장이자 교통 및 환경정책에 관심이 많기로 잘 알려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9.19 평양 공동선언에 따라 앞으로 남북이 국제 스포츠대회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2032년 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를 위해 협력하기로 한 점을 언급하며 2024년 파리 올림픽에도 남북이 공동 진출할 수 있도록 이달고 시장과 의견을 나눴다. 또한 1991년 11월 자매 결연협정을 체결한 서울시와 파리시간의 교류, 협력과 우리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프랑스 진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재인 대통령 파리시청 환영 리셉션

문재인 대통령은 파리시청 환영 리셉션에서 프랑스 민주주의의 역사를 대변하는 파리 시청을 방문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1919년~1920년간 파리에서 활동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등 우리나라와 파리 간 약 100년간 이어진 깊은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설명하고, 수 세기 동안 세계사의 흐름을 주도해온 파리 시민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파리시청 환영 리셉션 연설

안 이달고(Anne Hidalgo) 시장님
파리 시민 여러분, 봉주르(안녕하십니까)! 

우리 부부와 대표단을 따뜻하게 환대해 주신 시장님과 파리 시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프랑스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파리 시청을 방문하게 되어 아주 뜻깊게 생각합니다. 파리는 대한민국에게 특별한 도시입니다. 100여년 전 파리는 김규식 선생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표단을 기꺼이 맞아주었습니다. 파리에서의 활발한 독립운동은 국권을 잃고 실의에 빠졌던 한국 국민들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었습니다. 파리의 아름다움도 한국민들을 사로잡았습니다.1885년, 파리를 방문한 한국인 유길준은 파리를 세계 제1의 도시라고 극찬했습니다. 웅장한 런던이나 부유한 뉴욕도 파리의 아름다움에 비하면 크게 뒤떨어진다고 한국인들에게 소개했습니다.  


그로부터 160여 년이 지난 지금, 파리의 외향과 내면 모두 한층 깊어진 것 같습니다. 자유와 낭만 가득한 도시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파리 시민들의 똘레랑스 정신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파리는 세계 각지에서 온 낯선 이민자들을 받아들여, 이들의 꿈과 열정을 조화롭게 녹여내고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거리마다 활력이 넘칩니다. 포용과 화합은 프랑스의 힘이 되고 있습니다. 노벨상을 두 차례 수상한 마리 퀴리 박사와 두 번이나 월드컵 승리를 이끈 프랑스 축구대표팀을 통해 세계인은 이민자를 품는 위대한 프랑스의 힘을 보았습니다. 3년 전 파리 연쇄 테러의 충격과 슬픔도 프랑스가 가진 관용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차별과 경계의 벽을 거부하고, 성숙한 자세로 테러를 극복한 파리 시민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프랑스의 힘은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파리 시청이 온 몸으로 증명하듯이 혁명의 광장은 불에 타기도 하고, 피로 물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인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와 공화정을 향한 투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억압과 차별, 소외의 낡은 질서를 무너뜨리고 인류가 소망했던 자유와 평등, 박애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프랑스 혁명사는 저 멀리 한국 국민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었습니다. 프랑스 혁명의 정신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들었던 촛불 하나하나에서 혁명의 빛으로 되살아났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르 클레지오의 표현처럼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침묵' 밤을 밝히는 '빛'으로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프랑스와 대한민국은 공간과 시간을 뛰어넘어 굳게 손을 잡았습니다. 강력한 연대의 정신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냈습니다. 파리의 시청과 서울 광화문이 역사적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 한반도는 세계사적 대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구상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냉전질서를 해체하고, 평화와 화합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지혜와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나와 우리 국민들도 국제사회와의 연대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혁명정신으로 아름다운 파리, 위대한 프랑스를 만들어낸 프랑스 국민들이 지지는 그 어떤 것보다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프랑스가 인류에게 자유와 평등, 박애를 선물했듯 한반도가 평화를 열망하는 인류에게 희망이 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한불 비즈니스 리더스 서밋(Business Summit) 참석

광화문에서 개선문까지, 뉴이코노미 시대 글로벌 동반자라는 주제로 웨스틴 파리 방돔(Vendôme) 살롱 콩코드에서 한불 비즈니스 리더스 서밋이 열렸다. 유럽의 핵심국인 프랑스와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와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실질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한국 프랑스간 경제협력 업그레이드의 비전 제시하는 자리로 양국 정부관계자와 기업인 등 200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설에서 "자유, 평등, 박애의 프랑스 혁명정신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광화문 촛불혁명에 깃들어 있다. 프랑스는 유럽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고, 한국은 동북아의 거점 국가로 서로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다면 한국은 더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 국민들은 르노 자동차, 로레알 화장품을 쓰고, 프랑스 국민들은 현대차 수소택시와 설화수 화장품을 만든다. 경제협력의 확대와 인적교류는 프랑스와 한국 사이를 더 가깝게 해 주고 있다. 양국이 함께 하면 포용적이며 더 풍요로운 4차산업혁명 시대가 될 것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불 비즈니스 리더스 서밋 기조 연설 전문


브루노 르메흐 경제재정부 장관님
프레데릭 상체스 프랑스산업연맹 회장님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님

양국 경제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양국 기업인들의 교류 현장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유럽순방의 첫 번째 국가로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게 되어 아주 의미 깊습니다. 자유, 평등, 박애의 프랑스 혁명정신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광화문 촛불혁명에 깃들어 있습니다. 파리는 세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입니다. 세느강과 어우러진 고풍스런 건물들이 하나의 예술작품 같습니다. 세련된 파리시민의 발걸음에 자유로움과 풍요가 느껴집니다. 루쏘의 사회계약론은 근대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었고 프랑스가 처음 만든 증기선, 헬리콥터, 건전지, 타이어는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인류의 제전 올림픽과 월드컵을 만든 것도 프랑스인이었습니다. 관용과 포용의 마음으로 인류 발전에 크게 기여한 프랑스 국민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존경하는 양국의 경제인 여러분,

양국 수교 이후 130여 년 동안 프랑스는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좋은 친구였습니다. 일제강점기, 파리 한국친우회는 한국 독립 100만명 서명운동을 펼쳤습니다. 상해 임시정부의 활동근거지도 프랑스의 조계지였습니다. 한국전쟁 때는 3,400명의 군인을 파병해 주었습니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프랑스는 한국의 경제발전에도 함께했습니다. 1970년대 아시아 최초의 프랑스 항공기 에어버스의 도입으로 항공산업의 기반을 닦았습니다. 80년대에는 프랑스 기술로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했고, 90년대에는 테제베(TGV)를 고속전철의 첫 모델로 삼았습니다. 이제 항공우주 분야 협력이 인공위성의 공동개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한국은 프랑스로부터 배울 점이 많습니다. 양국은 자율주행차, ICT 등 첨단 분야에서 서로의 강점을 살려 공동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르노 자동차, 로레알 화장품을 쓰고, 프랑스 국민들은 현대차 수소택시와 설화수 화장품을 만납니다. 양국 국민 간 왕래도 작년에 51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7천 명의 유학생을 포함한 1만6천 명의 한국인이 프랑스에서 살고, 프랑스 젊은이들은 K-pop과 한식을 즐깁니다. 경제협력의 확대와 인적교류는 프랑스와 한국 사이를 더 가깝게 해 주고 있습니다.

양국의 경제인 여러분,

어제 마크롱 대통령과 나는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심화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습니다. 나는 오늘 양국이 나가야할 경제협력 방향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양국 간 교역과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 들어, 그동안 주춤했던 양국의 교역규모가 크게 늘었습니다. 교역품목이 친환경차, 항공기부품, 화장품 등으로 다양해졌고, 특히, 양국 간의 수출입이 함께 늘어난 의미가 큽니다. 교역투자를 늘릴 수 있는 분야는 더 많습니다. 최근 한국의 네이버가 프랑스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펀드를 조성했습니다. 삼성전자는 파리에 인공지능 연구센터를 설립했습니다. 오늘 현대자동차와 프랑스 에어리퀴드사는 수소 분야 협력과 수소차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합니다. 한국무역협회와 프랑스산업연맹은 양국 진출기업 지원을 위해 서로 손을 잡기로 했습니다. 서로 간 기업진출과 사업 확대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정례적인 한-불 경제장관 대화 채널을 통해 교역, 투자의 확대를 돕고 여러분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2)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 신산업 분야 협력입니다.

프랑스와 한국은 모두 범정부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2013년부터 ‘라 프렌치 테크’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은 신신업 육성을 위해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했습니다. 양국 간 신산업 분야의 협력은 2014년에 시작한 ‘한불 신산업 기술협력 포럼’을 통해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르노자동차와 한국의 연구팀은 저속 정체구간 자율주행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전기차에 탑재할 계획입니다. 양국 기업이 공동 개발한 병원-재택 연계 치료를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은 벌써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LG전자와 프랑스 레비시스사는 베트남의 해수 담수화설비 인증사업에 공동 진출할 예정입니다. 이제 곧 정부 간에 과학기술협력 로드맵과 핀테크 양해각서가 체결됩니다. 기술협력의 자산이 되고, 금융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입니다.

3) 양국 간 스타트업 협력을 강화하겠습니다.

혁신적 창업은 경제의 활력을 살리고,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입니다. 작년에 개소한 프랑스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 F’에 페이스북, MS 등 1만여개의 기업이 입주했습니다. 한국도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해 창업 생태계 조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힘을 합치면 더 큰 성과를 낼 것입니다. 어제, 양국의 스타트업 60여개 기업이 참여한 한-불 스타트업 서밋이 개최되었습니다. 한국의 중소기업 진흥공단과 ‘스페이스 F’ 간에 양국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습니다. 스타트업 프로그램의 연계 운영, 기업 간 교류를 통해 양국의 창업과 상호간 진출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양국의 경제인 여러분,

프랑스는 유럽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고, 한국은 동북아의 거점 국가입니다. 서로에게 매력적인 시장임에 분명합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다면 한국은 더 좋은 투자처가 될 것입니다. 나는 지금이 한-불간 경제협력을 발전시킬 최적의 시기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양국은 민주주의를 사랑하며, 인간을 존중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양국이 함께 하면 포용적이며 더 풍요로운 4차산업혁명 시대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양국의 경제지도자 여러분이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정부도 여러분의 교류와 협력을 힘껏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