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무역협상를 위해 일본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5월25일 오후 5시분쯤 부인 멜라니아 여사 등과 함께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영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은 2017년 11월에 이어 2번째 일본 방문이다.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만남과 골프회동 등으로 친밀함을 강조하며 미일 우호관계를 보도하고 있지만 일본 아베 총리는 현재 사면초가에 빠져있다. 대일 무역적자에 대해 노골적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 아베 총리는 밀착 마크하며 환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 일본 아베 총리는 새 일왕의 연호 레이와(令和) 시대에 첫 국빈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초대해 미일 우호관계를 과시해 오는 7월에 있는 일본 참의원 선거에 승리하겠다는 정치적 의도도 숨어있다. 어떻게 해서든 선거에 민감한 미일 FTA를 7월 이후로 미루겠다는 계산인셈이다.

▶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이유는 대일 무역적자에 따른 공정한 미일 FTA와 미국 농산물 시장 개방 요구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이유는 일본과의 무역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2018년 기준 689억달러에 이르는 대일 무역적자 불균형을 시정하라고 일본 아베 총리에게 전방위로 압력을 넣고 있다. 또한 일본이 미국 농산물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관세철폐 또는 미국 농산물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부터 보호무역주의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걸고 역대 정부와 다른 대외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오바마 시절, 일본 아베 총리는 미일동맹의 재편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 Trans Pacific Partnership)을 중심으로 한 다자주의 무역을 추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동맹과 대일 무역적자를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의 TPP 탈퇴, 국무성 예산 및 인력의 대폭적인 삭감, 일본 간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한 시정 요구, 일본에 대한 방위비 증액을 요구했다.

이에 일본 아베 총리는 그동안 거부해오던 양자 무역협정인 미일 상품무역협정 협상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일본은 미국과 양자 FTA 협상을 해도 미국 농산물에 대해서 일본이 기존에 체결한 TPP, 유럽연합과의 경제연대협정(EPA) 수준 이상의 시장 개방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미국과 일본의 무역협상의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 트럼프 대통령 미일 무역협상 7월 이후까지 유예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월 일본 참의원 선거까지 협상 타결을 유예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와의 골프 회동 후 트위터에 "일본과의 무역협상에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많은 부분은 일본의 7월 선거 이후까지 기다릴 것이다. 거기서 큰 숫자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7월 이후에 일본은 어떤 대가가 따를지는 불투명하다. 아무리 일본이 미국 무기 사거나 미국내에 자동차 공장을 설치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것은 미일 FTA 무역협정이다.


트럼프 대통령 일본 방문 일정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일정은 5월25일~28일까지 3박4일간 국빈방문을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첫날인 5월25일 저녁 일본의 기업인들과 만나며 26일에는 오전 지바현 모바라시에 있는 골프장에서 아베 총리와 함께 골프를 친다.

5월26일 오후에는 도쿄에 있는 국기관으로 이동해 스모 경기를 관전하고 특별 제작한 '트럼프 배'를 우승 선수에게 수여한다. 이후 두 정상은 도쿄의 번화가 롯폰기에 있는 일본식 선술집 '로바다야키'에서 만찬을 함께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27일에는 왕궁에서 열리는 환영 행사에 참석하고 나루히토 일왕과 만난다. 미일 정상은 이후 도쿄 모토아카사카에 있는 영빈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저녁에는 일왕 주최 만찬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 마지막 날인 5월28일에는 미국 해군 제7함대의 모항인 요코스카항을 방문해 해상자위대 기지에서 이즈모급 호위함인 '가가'에 승선해 주일미군 격려 행사에 참석한 후 일본을 떠난다.






트럼프 대통령 스모 경기 관람
일본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5월26일 오후 5시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와 함께 도쿄 료고쿠에서 일본의 전통 씨름인 스모 경기를 관람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스모협회는 양반다리에 익숙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위해 특수 제작한 소파를 제공했고 객석에서 씨름장으로 방석을 던지는 전통을 금지하기도 했다. 도쿄 료고쿠 국기관에서 관객들에게 "스모 경기 중 방석 등의 물건을 던지는 행위를 절대 하지 말아달라"고 적힌 유인물을 나눠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반 박수를 보내며 스모 경기를 보는듯 했지만 점점 지루해하는 표정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스모 경기를 30분간 관람했다. 스모 경기가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우승자인 아사노야마 히데키에게 높이 137㎝, 무게는 27∼32㎏으로 제작된 '트럼프 배' 트로피를 직접 수여했다.





▶ 금주 중인 트럼프 대통령을 선술집에 데려간 아베 총리
트럼프와 아베 부부는 스모 관전 후 롯폰기에 있는 선술집에서 일본식 화로구이인 로바타야키 전문점 ‘이나카야(田舍家)’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로바타야키는 손님이 보는 앞에서 생선, 고기, 야채 등을 숯불에 구워 주는 요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술집에서 아베 총리와 양국의 무역과 방위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주하는 이유는 슬픈 가족사>
트럼프 대통령이 술을 일절 마시지 않는다는 것은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술을 마시지 않는 이유는 비극적인 가족사를 자주 언급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형 프레드는 알코올 의존증에 시달리다 1981년 4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상에서 제일 잘생기고 성격 좋은 프레드라는 형이 있었는데, 술 문제가 있었다. 항상 나에게 하던 말이 술은 마시지 말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엄격한 금주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2010년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No alcohol(음주 금지), No Drugs(약물 금지), No Smoking(흡연 금지) 등 3가지 규율을 우리 애들이 걷는 법을 알게 된 뒤부터 내가 계속 강조하는 말이다"고 말했다.




▶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 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은 5월27일 아베 총리와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 후 도쿄 모토아카사카(元赤坂)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아베 총리와 함께 참석해 일본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해 거리낌 없이 불편함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는 수년 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무역의 불균형이 있어서 일본의 이익이 돼 왔다. 우리 두 나라는 양국 간 무역협상에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합의를 지향하고 있다. 미국측 목표는 일본과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일단 일본은 7월에 치러지는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로 미일 FTA 무역협상을  미루는 것으로 한숨돌린듯 하다. 하지만 그 댓가는 크게 다가올것이다. 미국의 무기를 대량으로 구입하는 것에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은 다자주의 무역이아니라 양국간의 FTA 무역협상이다.

현재 미국 무역대표부와 일본 무역 대표부는 양쪽 입장과 생각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졌지만, 현 단계에서는 입장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은 일본이 미국산 농산물 관세를 인하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반면, 일본 측은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미국이 자동차 등 공업 제품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