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청와대 초청 오찬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 독립, 호국, 민주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애국의 세 기둥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4일 낮 1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260여명을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을 갖고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과 유족의 노고를 격려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모든 출발은 보훈, 애국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나라 되어야 합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여러분의 이야기가 어제의 역사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오늘의 역사가 되도록 늘 노력하겠습니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유공자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송신남 씨는 "이 모든 성과는 정부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재활목적의 체육 발전에 관심을 가져준 결과이다. 다행히 현 정부에서 중상이자 재활과 복지를 위해 많은 관심을 갖고 정책을 추진해 주는 것으로 들었다. 광주, 부산, 대전, 대구 보훈병원에 재활센터를 확충해 주신다고 한다"며 상이자들이 재활체육을 통해 심신을 단련할 수 있도록 국가가 각별히 돌봐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송신남 씨는 1965년 베트남 선발부대 통신병으로 참전 중에 목에 관통상을 입고 1급 중상이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재활치료의 목적으로 탁구를 시작해 1972년 서독 세계척추장애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메달리스트이기도 합니다. 1989년 서울특별시 장애인 론볼링 감독으로 18년간 지도활동을 이어오기도 했습니다.

이어 6.25전쟁 전사자 故 김재권 씨의 아들 김성택 씨는 "6.25전쟁 발발 2달 뒤인 8월에 당시 결혼 2년차였던 만삭인 어머니를 두고 자원입대하셨다. 그리고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못하시고 유해도 찾을 수 없었다. 2017년에 국방부로부터 연락이 와서 유해발굴자 유족으로 드디어 아버지를 찾게 되었다.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온몸이 저리고 가슴이 먹먹했다.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과 함께 내게도 아버지가 있다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김성택 씨는 아버지를 대전현충원에 자랑스럽게 모셨다며, 아버지를 끝까지 잊지 않고 찾아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故 김재권 씨는 1950년 10월15일 북진 작전간 전투지원 중 전사했습니다. 군부대에 목재소부지 무상 제공한 덕에 입대를 안 해도 됐지만,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임신한 아내를 홀로 두고 자진입대하여 1201공병단에서 공병작전 중 전사했습니다. 68년만에 유해발굴감식단 유전자정보로 유족의 신원을 확인하고, 2018년 6월 안장식을 마쳤습니다.




김광연 국가유공자 장례의전선양단 선양위원은 "대통령님께서 취임하신 이후 국가유공자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외롭지 않게 따뜻하게 해드리라 하셨다. 그래서 대한민국 무공수훈자회에서는 국가보훈처로부터 영구용 태극기와 대통령 명의의 근조기 증정업무를 부여 받아, 전국 16개 지부 약 400여명의 선양위원들이, 2017년 9월부터 영구용 태극기를 16,000여회, 그리고 2018년 6월부터는 대통령님 명의 근조기를 10,000여회 국가유공자 빈소에 최고의 예우를 다하여 직접 전달, 설치해 드리고 있다"고 활동 상황을 전했습니다.

김광연 선양위원은 "유족들이 감동을 받아, 고맙다는 말씀을 몇 번씩 할 때마다 저희는 국가를 대신해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는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도 함께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이 글로 쓰자면 책을 한 권 쓸 수 있을 만큼 사연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다들 자부심을 가지면서, 당당하게 살아주셔서 감사드린다. 여전히 유해를 찾지 못한 분들이 많다. 또한 정부가 찾은 유해가 유족을 찾지 못해 무명용사로 남아계신 분들도 많다. 가족들이 유전자정보를 제공해야 그 유해라도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유전자 등록의 중요성과 70년 만에 유해를 찾은 김성택 씨의 감회를 함께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운욱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장을 소개하며 "연세가 92세이신데 아직 정정하시다.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 일본에 있던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을 겪는 조국을 두고만 볼 수 없어 무려 642명이 자원해서 참전을 해 주셨다. 오로지 위기에 빠진 조국을 구하기 위해 참전하셨던 분들이다.

이러한 애국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모든 출발은 보훈에 있다. 보훈처를 우리 정부 출범 이후 장관급으로 격상했고,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약속한 바 있다. 앞으로도 보훈가족들을 더욱 따듯하게 보듬을 수 있도록 약속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 국가유공자 보훈가족 초청 오찬 연설 전문
박종길 회장님, 인사 말씀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계시고, 또 멀리서 오신 분들도 계십니다. 오시는 길이 편안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소중한 걸음을 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는 독립과 애국의 정신을 기념하는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태극기가 펄럭이고, 애국가가 울릴 때마다 가장 심장이 뛸 분들이 바로 여러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국민들은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을 통해 대한민국이 헤쳐온 고난과 역경의 역사를 기억합니다.

우리는 식민지에서 독립을 쟁취했고, 참혹한 전쟁에서 자유와 평화를 지켰습니다. 가난과 독재에서 벗어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뤄냈습니다. 기적이란 말로 우리 국민들이 함께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위대한 성취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기적의 뿌리가 된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국가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하고,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슬픔을 감내하면서 그 뜻을 이어 애국의 마음을 지켜 오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존경의 마음을 바칩니다.

국가유공자는 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을 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분들입니다. 국가유공자와 가족에 대한 보상과 예우는 개인을 넘어 공동체의 품위를 높이고, 국가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입니다.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들이 피부로 느끼는 보훈, 국민의 마음을 담은 따뜻한 보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노력에 더해 국가유공자들께서도 스스로 보훈을 실천해 주셨습니다. 아까 먼저 인사 말씀을 해 주신 박종길 회장님의 무공수훈자회는 지난해 6월부터 장례의전 선양단을 꾸렸습니다. 국가유공자의 장례식에 대통령 근조기와 영구용 태극기를 정중히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고인의 명예를 높이고, 유가족들께도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김광연 님과 전건식 님을 비롯한 장례의전 선양단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부는 국가유공자와 가족, 후손까지 합당하게 예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가유공자와 가족이 겪는 생계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예우와 지원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올해 신규승계자녀 수당을 2인상했습니다. 생활조정수당도 대폭 증액했고 지급 대상도 5.18 민주유공자와 특수임무유공자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유가족의 취업과 창업 지원과 함께 주거지원, 채무감면 등 생계안정을 위한 지원도 강화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정부는 국가유공자, 또 보훈가족과 함께 희망의 길을 더욱 넓혀가겠습니다.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여러분, 평화가 절실한 우리에게, 보훈은 제2의 안보입니다. 보훈이 잘 이뤄질 때 국민의 안보의식은 더욱 확고해지고, 평화의 토대도 그만큼 두터워질 것입니다. 이 자리에는 국가를 수호하다가 희생하신 분들의 유족들, 또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다 순직한 분들의 유족들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유공자들의 자랑스러운 후배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땀 흘리고 있습니다.

국가는 복무 중의 장애로 고통 받고 있는 상이자와 가족들이 용기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의무가 있습니다. 지난해 순직 경찰과 소방공무원들의 사망보상금과 유족연금을 현실화했습니다. 올해는 순직 군인의 보상을 상향하기 위해 '군인재해보상'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군 복무로 인한 질병이나 부상에 대해 충분히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병역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상이등급 기준도 개선해 장애 판정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국가유공자의 평균연령은 74세에 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88세에 이릅니다. 보훈병원과 군병원, 경찰병원 간 연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재가방문서비스를 늘려 어디서나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보훈의학연구소와 인천보훈병원을 개원했고 강원권과 전북권 보훈요양원도 2020년과 2021년에 개원하게 될 것입니다.

국가유공자들을 더 편하게 모시기 위해 올 10월 괴산호국원을 개원하고, 제주국립묘지를 2021년까지 완공할 예정입니다. 국가유공자가 생전에 안장 자격 여부를 확인하실 수 있도록 사전 안장심사제도도 올 7월부터 새로 도입하겠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점들이 많을 것입니다. 국가유공자들이 우리 곁에 계실 때 국가가 할 수 있는 보상과 예우를 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예산을 투입하여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의 마음을 보듬는 정부가 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여러분, 보훈은 국민통합의 구심점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국가보훈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독립과 호국과 민주를 선양사업의 핵심으로 선정했습니다. 독립, 호국, 민주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애국의 세 기둥입니다.

정부는 올해 제59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4.19혁명 유공자 40명을 새로 포상했습니다. 2012년 이후 7년 만에 이뤄진 포상이었습니다. 또 올해부터 독립·호국·민주유공자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아 국가유공자의 집을 알리는 명패 달아드리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가족에게도 명예가 되고, 지역사회에도 자랑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100년 전, 평범한 사람들이 독립군이 되고 광복군이 되었습니다. 광복군의 후예들이 국군이 되어 대한민국을 지켜냈습니다. 선대의 의지를 이어받은 아들딸, 손자손녀들이 4.19혁명을 시작으로 민주화의 여정을 걸어왔고, 국민소득 3만불의 경제발전을 이뤄냈습니다. 우리 앞에는 더 나은 경제, 더 좋은 민주주의, 더 확고한 평화를 향한, 새로운 100년의 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성공했듯이, 새로운 100년도 우리는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참전용사와 민주화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이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전해질 때 새로운 100년의 길은 희망의 길이 될 것입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여러분의 이야기가 어제의 역사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오늘의 역사가 되도록 늘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