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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조양호 일가 개인의 회사가 아닙니다. 대한항공은 태극 마크를 단 국적 항공사이고 또 국민들의 돈,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2대 주주로 있습니다.

5월 13일 밤 11시 5분 방송되는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에서는 땅콩회항 조현아에서 물컵 갑질 조현민에 이르기까지 갑질로 사회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씨의 각종 갑질의 현장을 고발한다.

막말, 폭행, 대학 부정 편입학, 일감 몰아주기, 업무 방해, 밀수, 탈세, 임직원들의 블랙리스트 작성까지 모든 것들이 다 대한항공 조양호 일가에서만 나온 이야기입니다.

땅콩 회항 조현아, 물컵 갑질 조현민, 그리고 그 뒤엔 이들을 지금의 모습으로 키운 어머니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씨가 있었습니다.

이명희씨는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부인이며 일우재단 이사장입니다. 이명희 씨는 공사장 갑질 동영상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동영상은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막 조경회사 직원들을 폭행하고, 서류를 집어 던지고 난동을 부리는 그런 영상입니다.

이명희 씨는 대한항공 회장 사모님이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세계 곳곳에 파견 나간 지점장들 그리고 본사 직원들을 온갖 불법행위에 동원했습니다. 스트레이트는 국적항공사 대한항공 안에서 비밀스럽게 벌어지고 있었던 회장 사모님의 불법지시와 갑질을 낱낱이 공개하겠습니다.

▶특명: 제철과일을 찾아라! 이스탄불 살구부터 시애틀 체리까지

2014년 4월부터 7월 사이, 대한항공 비서실과 터키 이스탄불 지점장 사이에 긴박한 이메일이 오갑니다.

4월 28일 새벽 2시15분
비서실: "6월-7월이 최적기겠지만 다시 한 번 확인 부탁드립니다."

같은 날 현지 시각 아침8시40분
이스탄불 지점장: "이상 기온으로 상황이 변하고 있으니 이번 건 관련 지속적으로 확인해 최적의 시기를 맞추겠습니다."

"업무 인수인계시 전달하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문제일까.. 최적의 타이밍에 대한 고민은 계속됩니다.

지점장이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며 최적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현지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후임자에게 차질 없이 인수인계해주며, 비서실과 지점 사이 007작전이 무색할 석달 간의 긴밀한 공조 끝에 대한항공 국제선을 이용해 들여온 이 물건.

바로 살구입니다.

이메일 제목➡"사모님 지시사항 : 살구"

"사모님께서 터키 살구가 언제가 철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하셨습니다. 가장 맛이 좋을 시기를 확인 부탁드립니다"

"살구 당도가 아주 좋다고 하니 내일 청과물 시장 방문하겠습니다. 지난주 날씨가 좋아 살구 당도가 아주 좋다고 합니다. 최고 상품이 없으면 (시장에) 재방문하겠습니다."

메일을 보면 조선시대에 지방의 특산품들을 왕에게 올려보냈던 걸 진상처럼 대한항공 사모님은 세계 각국에 있는 지점장들로부터 진상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받아왔습니다.

이명희 를 위한 진상품
북경, 광저우, 시애틀, 인도, 우즈베키스탄. 세계 곳곳의 대한항공 해외 지점장들이 때가 되면 이명희 씨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 제철과일을 찾아 그 나라 시장을 헤맸다고 합니다.

✔북경 대추
대한항공 중국 북경 지점에서 이명희 씨에게 대추를 보내기 직전 찍어둔 사진. 어림잡아 가로 약 2-30cm, 세로 10cm 상자 12개에 대추가 빼곡히 차 있습니다. 중국 지점장들에게 떨어졌던 미션은 '대추는 먹어보고 사 보내라'. 인천과 북경 사이 또 다시 대추를 둘러싼 심각한 이메일들이 오갑니다.

비서실: "사모님께서 아래와 같이 대추 관련 지침 주셨습니다. 보낸 것 먹어 봤는데 작년 것보다 질기니, 시장에 가서 먹어보고 좋은 것으로 골라 보내라."

북경 지점장 "지금까지 대추 살 때마다 일일이 먹어보고 가장 맛있는 것을 골라 사고 있습니다. 10여 개 상점을 돌아다니며 맛을 본 후 좋은 것을 일일이 선별해 담았습니다."

굵은 대추를 찾으라는 미션을 완수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은 예술적인 사진들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사모님께 대추 크기를 알려드리기 위해 자, 만년필, 도장까지 동원한 이 사진 파일의 제목은 <너무 작다고 하심>.

사진은 사과가 아니라 대추입니다. 대추 옆에 살포시 놓인 휴대폰이 대추가 분명 크다는 사실을 몸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 나가 있는 대한항공 지점 덕분에 대한항공 회장 부인은 온 세상 제철과일을 안방에서 쇼핑할 수 있었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다달이 마치 조선시대 왕의 진상품처럼 제철식품이 도착했습니다. 4월 중순부터 5월 초엔 광저우 비파, 5, 6월엔 인도 망고, 6월 중순엔 우즈베키스탄/시애틀 체리, 6월 말엔 우즈베키스탄 견과류, 7월 초엔 이스탄불 살구, 9월 말, 10월 초엔 중국 대추,

그리고 매달 8일엔 일본에서 매달 8일에만 파는 후쿠오카 떡이, 차질 없이 배달돼 식탁에 놓였습니다. 떡으로 말하자면 1월엔 "미소된장 맛", 3월은 "쑥 맛", 6월 "수국"을 받은 걸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명희씨 사건이 더 심각한 이유는 단순한 갑질이 아니라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해외여행을 갔다 돌아올 때 과일 한 두 개, 이런 것도 함부로 못 가져옵니다. 기내에서 받은 사과를 가지고 내렸다 벌금 500달러를 낸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농산물의 통관은 다른 어떤 물건보다도 엄격합니다. 이명희씨가 안방에서 받은 과일들은 모두 검역대상입니다. 그중 한국으로 들여와서는 안 되는 그런 과일들도 있었습니다.

"반드시 내용품이 안 보이도록 포장을 잘 하셔야 합니다. 기내 탑재물품 보고서에는 반드시 사무장 품목으로 전송하셔야 합니다. 아이템은 4개 상자로 재포장하여 외관으로 표시가 나지 않게 했습니다. 오늘 KE880 편 1등석 주방에 실어서 사무장에게 잘 인계하였습니다."

4월의 과일 중국 비파, 7월을 책임진 터키 살구, 9월의 선택 중국 대추는 아예 수입 금지 품목이었습니다. 인도 망고와 우즈베키스탄 체리는 등록된 과수원 출신만, 그것도 소독을 거친다는 조건으로 들여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식품들은 무조건 검역신고 대상입니다.

▶불법 필리핀 가사 도우미
이명희씨가 불법으로 들여온 것은 과일만이 아니였습니다. 지점장들의 미션 리스트에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바로 필리핀 가사 도우미입니다.

필리핀 현지인을 우리나라 가정부로 데려오는 건 원천 봉쇄돼 있습니다. 비자 발급 자체가 안 되는 겁니다.

◀외교부 관계자▶ "중국동포들 같은 경우 국민의 배우자는 가능합니다. 필리핀인들은 가사도우미로 채용이 안 되죠. 가사도우미라는 그런 비자는 없습니다."

✔필리핀 가사 도우미 A를 만나다.
<기자 - 필리핀 전 가사도우미 A씨>
"나랑 얘기하고 싶으면 여기 우리 집에서는 안 돼요" "아 좋아요, 실은 밖에 우리 차가 있어요. 차타고 어디로 좀 이동하면 어때요?" "밖에 있는 차를 일단 옮겨야 될 것 같아요. 여기 사람들 많이 다니거든요." "그럼 제가 차로 가서 다른 사람들이 자리를 피하도록 하면 저랑 같이 가실래요?" "좋아요"

<기자 - 필리핀 전 가사도우미 A씨>
"기자가 여기 너무 늦게 왔네요. 대한항공 쪽에서 저를 찾아오기 전에 먼저 왔더라면 모든 걸 다 말해줬을 수도 있는데. 이미 지금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버렸어요."

회장일가 스캔들이 터진 뒤 이곳까지 대한항공 관계자가 찾아와 회장 집에서 대한 무엇도 말하지 않기로 비밀유지 각서를 받아갔다는 얘기였습니다.

<기자 - 필리핀 전 가사도우미 A>
 "이미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류에 서명을 했어요. 서명을. "서명했다고요. 언제요?" "지난달에요. 지난 대한항공 사람들이 여기 왔었어요." "대한항공이 보낸 사람들요?" "네. 이미 말하지 않겠다고 서명을 해버렸어요. 정말 기밀이라서 나는.."

A씨 말에 따르면 대한항공 측 변호사가, 한국 기자가 찾아와 물어도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당부했다는 겁니다.

▶이명희 씨의 가정부들은 발급이 불가능한 비자를 어떻게 받아내 한국에 들어왔을까?
대한항공의 인사부가 가정부로 일할 필리핀 여성들을 아예 마닐라 지점의 현지인 직원으로 채용해, 비자를 발급받을 자격을 만들어 준 겁니다.

<대한항공 전 직원>
"비자를 받을 수가 없는데 비자를 받게 하려고 대한항공 직원으로 만드는 거죠. 이 사람을 채용해 버린 거예요. 당연히 인사부가 그 과정에 들어가죠."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필리핀 가정부 비자 발급 순서입니다. 먼저 대한항공 필리핀 마닐라 지점 직원으로 입사시킨 뒤, 한국 본사에서 파견 명령을 내립니다. 그런 다음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본사 연수 명목으로 비자발급 확인서를 받고, 이를 근거로 주 필리핀 한국 대사관에 비자를 신청했습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즉 법무부와, 한국 대사관 즉 외교부를 모두 속인 겁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무사히 입국했던 한 필리핀 여성은 출입국관리소에서 대답할 말까지 대한항공 측에서 모두 정해줬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관계자▶ "그거 완전히 불법입니다. 연수생이 주목적 외 다른 비자에 해당하는 활동, 특히 비자(종류)가 없는 가사도우미 같은 활동을 하는 건 엄연한 불법 취업이라고 봐야죠."

회장 집에서 일할 가정부를 고용하기 위해 인사부 등 대한항공 본사 조직과 해외 지점까지 불법행위에 총동원한 겁니다.

▶월 45만원을 받고 가정부로 일하다.
필리핀 가사도우미들은 하루 14시간에서 16시간 일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받은 월급은 450달러 우리 돈으로 45만원 정도였습니다. 5년이 지난 후에야 월급을 올려줬다는데, 올려준 돈이 50달러 우리 돈 5만원 정도였습니다.

▶조양호 일가 경영진 퇴진 촛불 집회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스톱 촛불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 직원은 라디오에 출연해서 조양호 일가가 퇴진한다고 하더라도 감옥에 가더라도 형기를 채우고 나면 다시 일선에 복귀할 것이다. 조양호 일가를 퇴진 시키는 일은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일보다 어려운 일이다. 라고 말을 했습니다.

대한항공 사측에서는 촛불집회 참석자들을 색출하기 위해서 혈안이 돼있다고 합니다. 임원들이 촛불집회 참여장소에 나가서 감시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저항의 상징인 마스크, 가이포크스 가면이라고 하는데 가면을 쓰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