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이 단독으로 입수해 5월17일 공개한 박근혜 최순실 녹음파일은 그동안 국정농단 재판에서 핵심증거로 주목받았던 3대 스모킹 건, 결정적 증거중에 하나이다.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의 3대 스모킹 건은 최순실 태블릿 PC, 안종범 업무수첩, 정호성 녹음파일 등으로 꼽는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긴밀한 관계가 더 명확하게 공모관계를 입증하는데 아주 중요한 증거로 사용됐다.

두사람은 오랜 기간 사적 친분관계였다. 선거에 도움을 주고 취임 이후에도 하루 몇 차례 통화했다. 최순실 씨는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인사, 연설문, 정책 자료 등을 전달받아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했다. 아무권한이 없는 민간인 최순실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농락했다.

이번 시사저널이 단독으로 공개한 박근혜 최순실 녹음파일은 일명 '정호성 녹음파일'로 국정농단 재판에 검찰이 확보해 증거로 제출했던 녹음파일이다. 국장농단 재판 초기인 2016년 7월29일에 그 당시 검찰이 정호성 비서관 측을 압수수색해서 휴대전화 여러대를 확보했는데 휴대폰에 담겨있던 녹음파일 236개 중에 일부이다.

박근혜 최순실 녹취파일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이 2013년 2월25일이었는데 그 보다 1주일 전쯤인 2월17일에 녹음된 것이다. 녹음된 파일은 정호성 비서관이 직접 녹음한것으로 취임 준비할때 뿐만아니라 이후 청와대에서 일할때도 녹음한 것으로 검찰에 진술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2013년 2월, 최순실씨와 대통령 취임사 초안을 고치는 이른바 비선회의 녹음 파일을 시사저널이 단독으로 공개했다. 최순실씨는 정호성 비서실장에게 못마땅하고 불만섞인 말투로 "적어요" 라며 말하거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겐 지시하는 말투로 "이것 해보세요" 라고 말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예 예 예"라고 대답하는 녹음 대화내용 등이 담겨있다.

박근혜, 최순실 씨는 국정농단 재판과정에서 검찰의 주장을 줄곳 부정해 왔다. 하지만 녹음파일 내용을 들어보면 최순실씨 영향력이 어느정도인지 실감할수 있다. 최순실씨는 취임사를 다시 쓰라고 지시하거나 어떤 내용을 담고 분량은 어떻게 나눌지 모두 최순실씨가 결정한다. 최순실씨의 지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식때 읽은 취임사에 그대로 반영됐다.

시사저널이 공개한 녹음파일 대화 내용을 들어보면 박근혜, 최순실, 정호성 3명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도 짐작을 할 수있다. 최순실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을 여러차례 끊어가며 자기 얘기를 했고 정호성 비서관에게는 개인비서처럼 지시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에게 의견을 구하자 정호성 비선관이 맞당구를 치며 거들지만 최순실씨는 정호성 비서관의 말을 끊으며 면박을 준다. 박근혜 표현 등에서 조언을 얻었을뿐 최순실씨가 국정에는 아무런 관여를 하지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최순실씨가 취임식 담당 실무자에게 직접지시를 하는 정황도 녹음파일에 그대로 나온다.

또한 정호성 비서관에게 받아쓰기를 지시하며 최순실 씨가 장관 임명에 대해 언급하는 대목도 나온다. 정호성 비서관은 두사람의 대화를 놓치지 않고 적기위해 녹음을 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시사저널, 박근혜 최순실 녹음파일 공개
시사저널은 5월17일 박근혜 대통령, 정호성 제1부속 비서관, 그리고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주역인 최순실씨가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담긴 1시간26분19초짜리 녹음파일 전체를 단독으로 입수해 보도했다.

박근혜 최순실 녹음파일은 정호성 비서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기 직전인 2013년 2월에 서울 모처에서 녹음한 것으로 하나는 1시간9분30초, 다른 하나는 16분49초짜리 2개 파일이다. 즉 '정호성 녹음파일' 중 하나이다.

최순실 박근혜 정호성 녹음파일 내용 모음
최순실: 정 과장님, 팩트가 있어야지 정확하게. 딱 내지르는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데. 부사적이고, 막 이렇게 막 드라마틱도 아니고, 어떡하지. 이게 다 별로인 것 같은데, 누가 했는지는 모르지만 공약을 나누는 건….
박근혜 대통: 딱 꽂히게 나중에 다 듣고 나면 그것만 남게..
최순실 : 근데 이건 너무 막 그..주저리주저리 이야길 해가지고.

박근혜: 국민행복은 우리가 이렇게 맞춤형 복지라든가, 왜 그런 걸로 했잖아요.
최순실 : 하나하나 다 챙겨주는..
박근혜 전 대통령: 생애 주기 이렇게 하는 그거. 그 다음에 당당하고 이제 그거 한 대한민국은 이제 그..

최순실: 대한민국 사람들 어느 나라에 어디에 가든지 항상 그 네트워크가 형성돼서 당당하고. 당당한 대한민국의 국민을 만들고 그 틀을 마련하는 거에 아주 저기 쏟아부을 것이다. 그 이야길 좀 해야지..
박근혜 전 대통령 : 그런 게 없으면 이게 뻥을 치는 거 같은데..





대통령 취임사에 불량식품
최순실 : 청소년들이 위 불량식품에 노출되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이게 취임사에 있는 게 말이 되냐? 참나 못살겠어. 진짜 아이스크림 얘기를 왜 안했어요. 아이스크림 먹으면 배탈 나지 않겠습니까? 그 얘기를 넣지. 못살겠어 정말





순실: 짜깁기, 딱 보면 모르냐고. 짜깁기해서 그냥 갖다 붙여가지고. 이거는요, 취임사가 아니라 저기 무슨 경제장관회의, 총선에서 어디 나가서 얘기해야 되는 거지. 내가 보기엔 이거는 하나도 쓸모없다고 봐. 이렇게 늘어지는 걸 취임사에 한 줄도 넣지 마.

최순실: 나는 첫 번째, 경제부흥을 일으키기 위해서 뭘 하겠다는 걸 일단 넣는데. 여기서 넣을 게 뭐가 있어요? 그걸 이렇게 넣고 가면 될 것 같은데, IT 강국 그걸.나는 경제부흥에서 가장 중요한 국정의 키를 과학기술, IT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주력할 것이다. 그건 어떠세요.

근혜: 그게 핵심이에요.

최순실: 쓰세요. 받아 적으세요. 첫 번째 경제 부흥, 두 번째 국민 행복, 세 번째 대한민국의 자긍심, 딱딱 해갖고 맞춰 놓으세요.
정호: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예 예 예"
박근혜 대통령: 그러니까 이거네. 부국(富國), 정국(正國), 평국(平國)이에요. 부국이란 건 부자 나라. 정국이란 건 바른, 부패 안 하고 신뢰가 쌓이고. 그다음 편안한 평국.
순실: 부국, 정국, 평국. 또 하나는 그럼 뭐라고….

근혜: 이건 꼭 할 건 아니고….
최순실: 정국이 평국 아닌가요?

근혜: 정국이 바른 거죠, 바른 거.
순실: 평국은?

호성: (조심스럽게) 문화나 이런 건 평국에 좀 가까울 수 있습니다.

순실: 평국을 조금 다른 말로 해가지고.. 부국, 정국, 하여튼 이건 좀 상의를 해 보세요.

근혜 대통령: "예예예"



대통령 취임식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취임사 지시
최순실: 딱 심플하게 해 보라 그러세요. 김팀(대통령 취임식장 디자인 담당자)한테 전화 한번 해 봐.

호성: 예
김팀: 여보세요?
호성: 김팀, 잠깐만요 (최씨에게 전화 바꿔줌)

최순실: 여기 청와대 기와 있잖아요. 두 개 넣는 건가요. 하나만 딱 넣어가지고 양 가장자리 날개 있는 거 심플하게 만들어 보라 그러신 거 한번 해 보세요.

순실: 2페이지씩 만들면 충분하지. 경제부흥을 2.5, 그다음에 국민행복을 2.5, 그다음에 자랑스러운 걸 2.5 하면 7.5잖아. 앞뒤로 하면 되겠네. 북한 프로세스 그걸 1.5 정도 하고, 여길 1.5 하면 되겠다. 그러니 경제부흥을 좀 많이 해야 되지 않겠어?

호성: 예. 그게 또 하다 보면 혹시 또….

순실: 그러니까 정 과장이 일정을 정해 놓고 해야 된다니까. 그러니까 정 과장님, 페이지를 안 정해 놓고 하면 말이야. 이런 일이 생긴다고 늘어지는 결과가. 내가 경제 쪽에서 2페이지 쫙 마감하고 그다음에는 2페이지 정도 이걸 넘어가고 그다음에 2페이지 넘어가야지 압축이 되지. 페이지 꼭지 정해 놓지 않으면 이렇게 늘어져서 이상한 말을 앞뒤에 갖다 붙이고 억지로 되는 페이지가 나오니까 딱딱 해서 맞춰놓으세요.

호성: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최순실: 좀 적어요.
호성: 예.

순실: 그런 말을 넣어야 된다니까. 못 적었지?
호성: 받아썼습니다.



▶ 최순실 씨가 고친 박근혜 대통령 취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