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께서 G20 열리는 아르헨티나에 도착하다.

11월28일 저녁, 체코 프라하의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을 출발한 공군 1호기는 14시간 30분의 기나긴 비행끝에  대서양을 건너 11월29일 오전(현지시간) 남미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인근 에세이사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영하의 겨울 날씨였던 프라하와 달리 남반구의 아르헨티나 기온은 20도에서 24도 사이로 따뜻하고 청명한 여름 날씨를 느낄 수 있는 지구 반 바퀴를 돌아왔고, 두 계절을 건너왔습니다.

임기모 아르헨티나 대사 부부와 아르헨티나 측 환영인사들이 대통령을 영접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에노스 아이레스 도착 첫 일정으로 오늘 오후에 아르헨티나 국립역사기념공원을 방문하고 저녁에는 동포간담회를 열어 아르헨티나에 살고있는 우리 동포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아르헨티나 최대 발행 일간지 언론 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방문을 보도하다.

아르헨티나 최대 발행 부수의 일간지 Clarin 을 비롯, 아르헨티나에서 최대 발행부수를 가진 뉴스 주간지 Perfil, Intransigente 등 여러 매체들도 문재인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도착 소식을 사진과 함께 크게 전했습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 행보를 상세히 전해왔던 클라린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G20 회의 참석이 남북 화해 무드가 무르익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아르헨티나의 C5N 방송과 CroniaTV 등 방송에서도 대통령의 도착 소식을 전했습니다. 특히 CroniaTV 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해 1호기에서 내리는 모습을 긴박한 배경음악과 해설 멘트와 함께 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르헨티나 국립 역사기념 공원에서 민주열사들을 추모 헌화하다.

촉촉하게 비가 오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아르헨티나 역사 속의 인물들을 기념하는 국립 역사기념 공원에서 민주주의 열사들을 추모하고 참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께서는 산틸리 부에노스 아이레스 부시장과 호크바움 원장의 안내를 받아 역사기념 공원에 입장한 후 숙연한 표정으로 공원 안내를 경청했습니다.

국립역사기념공원은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에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시 북쪽 라플라타 강변에 조성됐습니다. 아르헨티나는 1955년~1983년까지 8차례의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고, 특히 1976년 쿠데타로 집권한 비델라 정권의 통치는 이른바 '더러운 전쟁'(Guerra Sucia)이라고 불릴 정도로 잔혹했습니다. 국부독재 시절에 희생된 사망자는 약 3만명에 이릅니다.

기념공원에는 아르헨티나 민주화 운동 중 희생된 실종자 및 희생자들의 인적사항이 적힌 4개의 벽이 있습니다. 벽은 실종 및 사망 시기별로 1969~1976, 1976, 1977, 1977~1983 등 4개의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실종자들의 이름과 나이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벽을 따라 이동하며 종종 멈춰 희생자들의 나이와 이름을 읽어보며 호크바움 기념공원 원장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벽의 의미와 아르헨티나의 진실규명 작업에 대해 여러차례 질문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벽에 적힌 것이 희생자들 이름입니까?"
<호크바움 공원장>
"이름과 나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이 분은 나이가 18살이었습니까? 지금도 실종자들이 추가로 발견되면 벽에 이름을 추가합니까?"
<호크바움 공원장>
"실종자가 추가로 발견되면 이름을 추가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지금도 가해자들이 추가로 밝혀지면 가해자들을 처벌합니까?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도 합니까?
<호크바움 공원장>
"지금도 가해자들을 색출하고 처벌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2400명의 가해자들을 처벌했고, 1200명이 구속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혹시 사회 화합 차원에서 진상규명을 그만하자고 하는 요구들은 없습니까?"
<호크바움 공원장>
"아직도 시민사회는 정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일부는 인권유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처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직 평화가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르헨티나 5월광장 어머니회와 만나 대화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께서는 역사공원에서 기다리고 있던 <5월광장 어머니회>와 만났습니다. '5월 광장 어머니회'(Asociación Madres de Plaza de Mayo)란 군사정부 통치 당시 저항하다가 실종되거나 살해당한 희생자들의 어머니들이 만든 단체로 41년간 목요일마다 항의 집회를 통해 군사정권 만행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 왔으며, 민주화 후에도 과거사 바로 세우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1994년 6월 한국 민주화가족운동실천협의회(민가협) 및 재야단체 초청으로 방한했고,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2015년 6월 광주에서 열린 바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잡은 5월광장 어머니회는 "30년 전에 손자가 실종됐다가 3년 전에 찾았습니다" 라며 맺힌 사연을 털어놓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머니들의 손을 잡고 "한국에도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희생된 분들의 어머니 모임이 있습니다" 어머니들의 가슴에 달린 뱃지와 사진들을 매만지며 "따님을 가슴에 품고 사시는 군요"라고 말했습니다.






▶라플라타 강에서 쉬고 있는 새, 국화를 강에 던져 헌화하다.

5월광장 어머니회의 어머니 중 한 명이 5월광장 어머니회의 역사가 기록된 책을 문재인 대통령께 전달했습니다.5월광장 어머니회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공원 옆 라플라타 강변에 있는 쉬고 있는 새 헌화 장소로 이동해 국화를 강에 던져 추모했습니다. 희생자 추념비와 기념공원을 라플라타강 옆에 세운 것은 군부독재 시절 비행기로 사람들을 강에 빠트린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군부는 학생과 젊은이들을 주로 탄압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께서 준비해 간 나비 브로치, 나비는 행복과 희망을 상징한다.

한국의 민가협 어머니들이 준비한 선물과 한국 측에서 준비한 '나비 브로치'를 전달했습니다. 선물은 1994년 6월 민가협과 5월광장 어머니회 회원들의 만남 때 찍었던 기념사진과 당시 착용하고 있던 보라색 수건과 부채 등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께서는 자녀들의 사진을 품고 있는 어머니들의 가슴에 브로치를 달아주었습니다. 나비 브로치는 아르헨티나에서 나비는 ‘희망’과 ‘행복’을 상징합니다.


▶아르헨티나 동포 간담회

아르헨티나 방문 첫날 역사기념공원에서 민주열사들에게 추모 헌화 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께서는 2번째 일정으로 아르헨티나 동포들을 만났습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방문 이후 대통령으로서는 14년 만의 방문으로 동포들과의 만남에 반가움을 나타냈습니다.

1962년에 우리나라와 외교관계를 수립한 아르헨티나는 1965년에 농업이민단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동포사회가 형성되어 현재 약 3만여명의 동포들이 의류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이병환 한인회장은 환영사에서 최근 달라진 한국의 위상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요즘 아르헨티나에서는 한국이 유명한 나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평화통일의 바람을 일으키실 때 우리는 염원의 연을 날리겠습니다" 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해외 최초 대통령 훈장 수여를 수여하다. '아델라 마리아 비고띠 데 김' 국민훈장 목련장

이어 특별한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델라 마리아 비고띠 데 김 씨에게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여했습니다. 비고띠 여사는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우리 동포들의 이민 초기에 많은 도움을 준 인물로 올해 세계 한인의 날에 국민훈장이 수여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외국인에게 훈장이 수여될 때는 관할 국가의 공관에서 전달하지만 이번에 대통령이 직접 훈장을 수여하게 되었습니다. 해외에서의 대통령 훈장 수여는 최초의 일입니다.


▶아르헨티나 동포간담회 격려 인사말 눈물과 환호

훈장 수여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께서 동포 간담회 격려 인사말이 이어졌습니다. 동포들에게 편물을 가르쳐 준 조화숙 님, 농작물을 길러 동포사회에 헌신한 문명근 님, 최근에 아르헨티나 섬유재단 회장에 선출된 김홍렬 님등 어려운 시절부터 아르헨티나 이민 생활을 개척하며 당당하게 살아오신 동포들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부에나스 노체스!
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방문 이후 대통령으로서는 14년 만의 방문입니다. ‘까마귀라도 내 땅 까마귀라면 반갑다’ 라는 말이 있는데, 여러분도 이렇게 만나서 기쁘시죠? 최남단 ‘우수아이아’ 에서 먼 길을 마다않고 와주신 동포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오시지 못한 최북단 ‘후후이’ 동포들께는 아쉬운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 동포사회를 위해 수고가 많으신 아르헨티나 이민청장님과 경찰청 차장님도 함께해 주셨습니다. 다 같이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행기로 와도 짧지 않은 거리였습니다.

지구 반 바퀴를 돌아왔고, 두 계절을 건너왔습니다. 이민 1세대는 이 길을 배로 왔습니다.1965년 8월17일 부산항을 떠나 같은 해 10월14일, 꼬박 두 달이 걸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습니다. 농사지을 호미와 종자, 1인당 500불 정도의 돈만 들고 5만리 길을 건너와 맨손으로 삶을 개척해 왔습니다. 그 눈물과 땀이 다 가늠되지 않습니다. 아르헨티나 한인 동포 사회가 대단한 것은 개척정신만이 아닙니다.

동포 여러분의
‘나누고, 돕고, 함께 잘사는 정신’도 놀랍습니다. 조화숙 님은 수익을 절반으로 줄여가면서 동포들에게 편물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문명근 님은 어렵게 기른 농작물을 동포들에게 절반 가격으로 판매했습니다.이 이야기는 한국에서 방송에 소개된 이야기입니다. 오늘 부인 조옥심 여사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맨주먹으로 밭을 갈고, 집을 짓던 힘든 시절에도 ‘혼자 잘살겠다’가 아니라 ‘우리 동포가 함께 잘살아야 한다’는 마음이 이런 헌신과 희생을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109촌을 비롯한 빈민지역 판자촌에서 시작한 아르헨티나의 한인 동포사회는 현재 아르헨티나의 중심 상권인 ‘아베쟈네다’ 상가 절반가량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올해는 김홍렬 대표께서 외국인 최초로 아르헨티나 섬유재단 회장에 선출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동포 여러분께서 보여 주신 ‘나누고, 돕고, 함께 잘사는 정신’이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포용국가’의 뿌리입니다. ‘포용국가’의 비전이 바로 여기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오히려 어려운 현실 속에서 실천되어 왔다는 것이 놀랍고, 고맙습니다.





존경하는 동포 여러분,

아르헨티나 동포가 한반도 평화를 돕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되었습니다.여러분 스스로 더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의 보좌주교로 있던 시절 한인동포사회와 귀한 인연을 맺었습니다. 교황님께서 병원 사목을 위한 봉사자를 찾고 있을 때 한국의 성가소비녀회 수녀님들이 달려와 그 역할을 기꺼이 맡았고 문한림 주교님과 동포 사회가 다리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교황님께서 제게 직접 해 주신 이야기입니다.그 후로 한국의 수녀님들은 20년 넘게 봉사하시며 현지에서 ‘올해의 사회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특히 빈민촌의 천사 ‘세실리아 이’ 수녀님은 많은 아르헨티나인들의 존경과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교황님께서 남북평화를 위해 축복과 기도를 여러 번 보내 주셨고, 여건이 되면 방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셨는데, 한인동포사회와의 깊은 인연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동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이민자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신 아르헨티나 국민들과 법률 자문, 공증업무를 적극 도와주신 ‘아델라 마리아 비고띠 데 김’ 여사님을 비롯한 아르헨티나 정부 관계자들의 노고와 고마움도 잊지 않겠습니다.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아르헨티나 동포 사회에 또 하나 감탄하는 것은 다른 지역과 달리, 2세, 3세들이 한국어를 매우 잘한다는 사실입니다. 몸은 지구 반대편에 있지만 마음에는 언제나 조국이 담겨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스물아홉에 아르헨티나 문화부 차관보로 발탁된 변겨레 님과 정부 요직에서 근무하는 그의 형제들은 동포사회와 조국의 국민에게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정부 공공 혁신팀장으로 근무하는 변얼 님이 오늘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아르헨티나 사회에서 훌륭하게 인정받았습니다. 우리의 차세대들을 잘 키워 주신 동포 사회에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이제 정부도 여러분의 짐을 나눠지고,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우리말 교육을 비롯한 역사·문화 교육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또한 한국과 아르헨티나 간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여러분들께서 더 큰 보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정부는 올해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TA)을 재개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섬유패션 대학 설립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마끄리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의 신뢰를 한 차원 더 높이겠습니다. 워킹홀리데이 협정을 체결하여 양국 청년들이 상대국에서 일과 문화체험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회보장협정을 체결하여 납세와 연금 혜택이 양국 간에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안전에 대한 우려도 크신 것으로 압니다.한인 상가 밀집지역 안전과 유통질서 확보를 위해 양국 치안 당국 간 협력과 교류를 강화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보다 안전하게 생업에 종사하실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아르헨티나 동포사회의 ‘포용성’이 고국의 정부와 국민에게 영감을 주듯이 대한민국의 포용성장이 동포 여러분의 삶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한국과 아르헨티나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하지만, 마음으로는 가장 가까운 친구 국가 중 하나입니다. 아르헨티나는 한국 전쟁 당시에 우리나라에 50만불 상당의 물자를 지원했습니다.1962년 수교 이래 양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닮은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아르헨티나에 ‘5월광장 어머니회’가 있듯이 한국에도 ‘민주화실천운동가족협의회’가 있고, 광주에 ‘5월 어머니회’가 있습니다. 지금 양국은 ‘21세기 공동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관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있는 이곳 ‘부에노스아이레스’ 스페인어로 좋은 공기, ‘순풍’을 의미합니다.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도 ‘순풍’을 타고 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더욱 자랑스러운 조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동포 여러분께서도 더욱 성원해 주십시오. 아르헨티나의 모든 동포 여러분의 가정에도 순풍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