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이 5월23일 오후 2시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됐습니다. 새벽부터 봉화마을으로 향하는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고 노란 물결로 넘쳤습니다. 10년만에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노란색 바람개비가 바람을 타고 전국을 노란 물결로 물들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는 아침 7시 전부터 아이손을 잡고 온 부부, 지팡이를 짚고 온 어르신, 학생들과 중년의 부부 등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참배객들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잠든 너럭바위에 하얀 국화꽃을 바치며 묵념을 했습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과 사회, 재야에서 수많은 조화로 추모식을 메웠습니다.

노무현 재단측은 추도식이 끝난 오후 5시까지 2만여명의 추모객들이 봉하마을을 다녀간것으로 추산했으며 추모객은 "오늘 봉하마을에 온 사람들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다. 깨어있는 시민으로 살겠다고 굳게 다짐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 잘되게 해 주세요, 남북관계가 좋아지게 해 주세요"라고 절을 하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10주기 추도식에는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 이낙연 총리, 문희상 국회의장,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박원순 시장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의 사회는 유정아 전 KBS 아나운서가 맡았으며 유정아는 1989년 KBS 아나운서 16기로 입사해 1997년까지 활동한 이후 프리랜서로 전향해 연극 배우, 클래식 전문 사회자로 활동을 이어갔고 있습니다. 유정아는 2014년 노무현시민학교 6대 교장을 역임했으며 매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추도식은 애국가 제창과 순국선열, 민주열사를 위한 묵념을 시작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 조지 W. 부시 대통령, 이낙연 총리, 문희상 국회의장, 정영애 노무현재단 이사의 추도사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 추도사 전문

감사합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삶을 여러분과 함께 추모할 수 있게 되어서 크나큰 영광입니다. 노무현 재단을 비롯해 추도식을 준비해 주신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의 소중한 벗인 풍산그룹의 류진 회장님에게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는 청와대에서 이곳으로 왔고 바로 전 비서실장님께 환대를 받았는데 그 전 비서실장이 여러분의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십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영부인 김정숙 여사님, 이낙연 총리님, 문희상 국회의장님 및 기타 정부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님이 저는 참으로 자랑스럽 습니다. 대사님, 한국에서 미국을 대표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또 양국의 우정의 발전을 위한 대사님의 의지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곳에 오기전에 저는 영부인 그리고 전 영부인 권양숙 여사님, 노건호님,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아주 귀엽고 아름다운 세 명의 손자, 손녀님을 만나 뵙고 환담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 환담의 자리에서 저는 가족과 국가를 진심으로 사랑하신 분께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방문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또한 제가 최근에 그렸던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전달해드렸습니다. 저는 노대통령님을 그릴 때 인권에 헌신하신 노 대통령님을 생각했습니다. 친절하고 따뜻하신 노 대통령님을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리고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신 분을 그렸습니다. 오늘 저는 한국의 인권에 대한 그 분의 비전이 국경을 넘어 북에까지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미국은 모든 한국인이 평화롭게 거주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며 민주주의가 확산되고 모두를 위한 기본권과 자유가 보장되는 통일 한국의 꿈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저는 또한 자신의 목소리를 용기있게 내는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내는 대상은 미국의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 어느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노 전 대통령은 국익을 향해서라면 모든 일도 마다하지 않으셨고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물론 의견의 차이는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차이점들은 한미동맹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그 공유된 가치보다 우선하는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저희들은 그 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노 대통령 임기 중 대한민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해 주신 주요한 동맹국이었습니다. 미국은 이라크 자유전쟁 수호에 대한민국의 기여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는 또한 기념비적인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을 협상하고 체결했습니다. 오늘날 양국은 세계 최대 무역 교역국으로서 서로를 의지하고 있고 이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해 양국 경제는 크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양국의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포함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국제 무대에서의 중요한 위상을 인정하기 위한 결정으로 저희는 한국을 G20국가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리고 저는 노 전 대통령을 그릴 때 아주 겸손한 한 분을 그렸습니다. 그 분의 훌륭한 성과와 업적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님께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그의 가치, 가족, 국가, 그리고 공동체였습니다. 노 대통령님이 생을 떠나실 때 작은 비석만 세우라 고 쓰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굴하고 여러분들이 더욱 더 소중한 경의의 마음을 가지고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것에 대해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노 대통령이 진심으로 사랑하셨던 이 소중한 마음, 그리고 노무현 재단의 노력으로 여러분의 소중한 추모의 마음이 이 추도식에서 전달되고 있습니다. 수천명의 시민들이 모여서 그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엄숙한 10주기에 저는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이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되어 진심으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부시 대통령 직접 그린 노무현 대통령 초상화 전달


▶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 이낙연 총리 추도사 전문

노무현 대통령님,
대통령께서 떠나신지 10년이 됐습니다. 며칠 전부터 국내외 곳곳에 사람들이 모여 대통령님을 기억하며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나고 자라고 잠드신 이곳 봉화산 자락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습니다. 아픈 세월 꿋꿋이 견디시는 부인 권양숙 여사님을 비롯한 가족과, 대통령께서 너무도 자랑스러워하신 동지 문재인 대통령님의 부인 김정숙 여사님께서 함께 대통령님을 생각하십니다.

대통령님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고민하셨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께서도 멀리서 와주셨습니다. 부시 대통령께 각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문희상 국회의장님, 이해찬 대표님을 비롯한 내빈 여러분과 노무현재단에도 감사드립니다. 대통령께서는 생전에 스스로를 “봉화산 같은 존재”라고 표현하셨습니다. 연결된 산맥이 없이 홀로 서 있는 외로운 산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보십시오. 대통령님은 결코 외로운 산이 아니십니다. 대통령님 뒤에는 산맥이 이어졌습니다. 봉화산은 하나가 아닙니다. 국내외에 수많은 봉화산이 솟았습니다. 대통령님의 생애는 도전으로 점철됐습니다. 특히 지역주의를 비롯한 강고한 기성질서에 우직하고 장렬하게 도전해 ‘바보 노무현’으로 불리실 정도였습니다.

대통령님은 저희가 엄두내지 못했던 목표에 도전하셨고, 저희가 겪어보지 못했던 좌절을 감당하셨습니다. 그런 대통령님의 도전과 성취와 고난이 저희들에게 기쁨과 자랑, 회한과 아픔이 됐습니다. 그것이 저희를 산맥으로 만들었습니다. 기성질서는 대통령님의 도전을, 아니 대통령님 자체를 수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들은 서슴없이 대통령님을 모멸하고 조롱했습니다. 대통령님의 빛나는 업적도 그들은 외면했습니다.

그런 모든 과정을 통해 대통령님은 저희에게 많은 것을 남기셨습니다. 희망과 고통을 그리고 소중한 각성을 남기셨습니다. 대통령님은 존재만으로도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이셨습니다. 대통령님의 도전은 보통 사람들의 꿈이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구현하려는 대통령님의 정책은 약한 사람들의 숙원을 반영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으로 대통령을 마치 연인이나 친구처럼 사랑했습니다.

사랑에는 고통이 따랐습니다. 대통령님의 좌절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아픔을 주었습니다. 가장 큰 아픔은 세상의 모멸과 왜곡으로부터 대통령님을 지켜 드리지 못했다는 자책이었습니다. 고통은 각성을 주었습니다. 대통령님 퇴임 이후의 전개는 그 각성을 더 깊게 했습니다. 늘 경계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도 정의도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게 됐습니다. 최선으로 공들이지 않으면, 평화도 안전도 허망하게 무너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은 대통령님 말씀대로 깨어 있는 시민이어야 한다는 것을 각성했습니다.

각성은 현실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지역주의가 완화돼 선거에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전남과 경남은 남해안 발전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대구와 광주는 달빛동맹으로 공조합니다. 사회는 다양성을 더 포용하게 됐습니다. 약자와 소수자를 보는 사회의 시선도 조금씩 관대해졌습니다. 사람들의 각성은 촛불혁명의 동력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님이 못다 이루신 꿈을 이루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꿈꾸시던 세상을 이루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그래도 저희들은 그 길을 가겠습니다. 대통령님을 방해하던 잘못된 질서도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저희들은 멈추거나 되돌아가지 않겠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 마음속의 대통령님은 변하지 않으셨습니다.

대통령님은 지금도 저희들에게 희망과 고통과 각성을 일깨우십니다. 그것을 통해 대통령님은 저희들을 ‘깨어 있는 시민’으로 만들고 계십니다. 대통령님은 앞으로도 그렇게 하실 것입니다. 저희들도 늘 깨어 있겠습니다.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 부시 전 대통령 접견
문재인 대통령은 5월23일 오전 10시부터 45분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故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년 추도식 참석차 방한한 조지 워커 부시(George W. Bush) 前 미국 대통령을 접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에게 "한미동맹의 파트너였던 노무현 대통령의 10주기 참석 자체만으로도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함께 결정했던 한미 FTA, 6자회담 등은 한미동맹을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게 하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저와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정신을 이어 한미동맹을 더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과 저는 좋은 기억이 많다. 저희 부부와 노 대통령 부부만 단독으로 가졌던 오찬 생각도 나는데, 그때는 일이 아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것들이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했다"며 노무현 대통령과의 추억을 털어놓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부시 대통령과 대화를 나눠보면 소탈하고 진솔한 면이 많다면서 편하게 대화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대부분의 정상들은 마음속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본인의 생각을 말하곤 했다. 그래서인지 저와 노 대통령은 편하게 이야기를 하곤 했다. 이러한 대화가 양국 정상 간 좋은 관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